횡단보도 건너던 자전거와 과속 화물차 중상해 사고, 1심 금고 2년 6개월 실형이 항소심 집행유예로
1심에서 금고 실형이 나온 뒤 항소를 고민하는 운전자와 가족이라면, 항소심에서 무엇을 새로 보여줄 수 있는지가 가장 궁금할 것입니다. 과속 상태로 화물차를 몰다 횡단보도의 자전거 운전자에게 중한 장애가 남는 부상을 입힌 이 사건에서, 의뢰인은 1심 금고 2년 6개월을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으로 형이 바뀌었습니다. 과실을 다투는 대신 1심 때 없던 피해 회복을 이뤄 낸 것이 결론을 갈랐습니다.
사고와 혐의
해가 저물어 갈 즈음, 의뢰인은 화물차를 몰고 교차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자전거도 함께 건널 수 있는 횡단보도가 있었는데, 의뢰인은 제한속도를 훌쩍 웃도는 속도로 달리면서 앞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습니다. 결국 자전거를 탄 채 횡단보도를 지나던 피해자를 늦게까지 알아보지 못했고, 차 앞부분으로 부딪쳤습니다.
피해자는 오랜 치료가 필요한 큰 부상을 입었고, 끝내 남의 도움 없이는 일상을 꾸리기 어려운 중한 장애가 남았습니다. 의뢰인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1심에서 금고 2년 6개월이 선고되었습니다. 의뢰인은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했고, 법무법인 태신 윤앤리가 항소심 변호를 맡았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
사람이 다친 교통사고라도 종합보험에 가입해 있거나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대개는 재판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특례에는 예외가 있고, 제한속도를 시속 20km 넘게 초과해 사고를 낸 경우가 그중 하나입니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3호). 이때는 보험이나 피해자의 뜻과 관계없이 기소될 수 있고,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1심 재판부는 의뢰인의 잘못이 매우 무겁다고 보았습니다. 속도를 넘긴 채 브레이크조차 밟지 못하고 피해자와 부딪혔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 측의 용서를 얻지 못했다는 점이 금고형 실형의 이유였습니다. 선고 무렵에도 피해자는 의식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항소심에서 과실 자체를 뒤집을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남은 질문은 1심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재판부에 보여줄 수 있느냐였습니다.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의뢰인은 수감되어야 했고, 곁에서 돌보던 고령의 어머니와도 떨어지게 될 처지였습니다.
대응 과정
1심에 없던 사정, 피해자 가족과의 합의
1심 판결 이유에서 가장 무게가 실린 대목은 피해자 측의 용서가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항소심의 첫 과제를 피해 회복으로 잡았습니다. 의뢰인은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피해자를 위해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가족들과 합의했습니다. 가족들은 선처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고, 1심 재판부가 형을 정할 때에는 존재하지 않던 사정이 새로 생긴 것입니다.
과실은 인정하고 책임은 받아들이다
속도와 전방 주시의 잘못을 축소하는 변론은 자칫 반성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과실이 무겁다는 점을 그대로 인정하고, 사고가 남긴 결과를 감당하겠다는 쪽으로 변론의 방향을 정했습니다. 의뢰인도 항소심 내내 뉘우치는 태도를 지켰습니다.
오래된 전력, 가족 부양과 건강
20여 년 전의 기록을 빼면, 의뢰인은 비슷한 범죄로 처벌받은 일이 없었습니다. 또 고령의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고, 본인의 건강도 좋지 않았습니다. 변호인은 이런 사정을 형을 정할 때 함께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파기하고 금고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면서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수강을 명했습니다. 금고 2년 6개월의 실형이 집행유예로 바뀌어, 의뢰인은 수감을 면했습니다.
재판부는 과실이 크고 피해자에게 중한 장애가 남았다는 점을 분명히 짚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의뢰인이 반성하는 점, 항소심에 와서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하고 상당한 금액을 지급해 합의했으며 가족들이 선처를 바라는 점, 20여 년 전 전력 말고는 같은 유형의 처벌 전력이 없는 점, 고령의 어머니를 부양해야 하고 건강이 나쁜 점을 들어 1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았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면 확인할 것
- 1심 판결 이유에서 형을 무겁게 만든 사정이 무엇이었는지 먼저 짚어 보기
-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못했다면, 항소심에서 사과와 피해 회복을 다시 시도할 길이 있는지 검토하기
- 과실을 다툴 근거가 약하다면 무리한 부인보다 책임 인정과 반성에 무게를 두기
- 가족 부양, 건강 상태, 오래전 전력처럼 형을 정할 때 반영될 수 있는 사정을 자료로 정리하기
- 항소할 수 있는 기간이 짧으므로 1심 선고 직후 곧바로 대응 방향을 정하기
피해 회복이 가능한지, 재판부가 어떤 사정을 무겁게 보는지는 사건마다 다르므로 비슷해 보여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항소심 금고 2년·집행유예 3년(1심 금고 2년 6개월 파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