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민사·손해배상 홈페이지 ↗
홈 / 변호사칼럼
YUN & LEE · 변호사칼럼
교통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사건의 쟁점과 절차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법률 정보입니다.

가을 행락철 고속도로 사고와 형사책임: 고장·사고로 멈춘 차와 뒤따르던 차

단풍 나들이와 주말 장거리 이동이 몰리는 가을 행락철에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사고 한 건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장이나 앞선 사고로 멈춘 차를 뒤따르던 차가 들이받는 2차 사고가 이어지고, 그때마다 “서 있기만 한 내 책임도 있나”, “갑자기 서 있는 차를 어떻게 피하나”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멈춘 차의 운전자가 해야 할 조치와, 그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책임이 어떻게 나뉘는지 정리합니다.

고속도로에서는 원칙적으로 서면 안 됩니다

도로교통법 제64조는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차를 세우는 것을 금지하고, 예외를 따로 정해 둡니다. 고장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갓길을 포함한 길가장자리구역에 세울 수 있고(제3호), 차가 밀려 움직일 수 없을 때는 차로에 일시 정차할 수 있습니다(제7호). 고장이 났다고 해서 주행 차로 한가운데 서 있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움직일 수 있다면 갓길로, 가능하면 고속도로 밖으로 옮기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멈춘 차의 운전자가 해야 할 조치

같은 법 제66조는 고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고속도로에서 운행할 수 없게 된 운전자에게 ‘고장자동차의 표지’를 설치하고, 차를 고속도로가 아닌 곳으로 옮기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정합니다. 표지의 내용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40조에 있습니다. 안전삼각대를 기본으로 하고, 밤에는 사방 500미터 지점에서 알아볼 수 있는 적색 섬광신호·전기제등 또는 불꽃신호를 함께 설치해야 하며, 뒤에서 다가오는 운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두어야 합니다. 이 의무를 어기면 사고가 나지 않아도 제156조 제3호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 대상입니다. 표지를 설치한 뒤에는 차 안이나 차로에 머무르지 말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사람의 피해를 줄이는 길입니다.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2차 사고 책임을 나눠 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8다226015 판결은 고속도로 연쇄 추돌 사건에서, 앞차가 안전조치 없이 주행 차로에 멈춰 있는 사이 뒤차가 추돌했다면 그 정지와 뒤이은 추돌 사이에 원칙적으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안전조치를 할 수 있었는데 게을리한 경우는 물론, 시간 여유가 없거나 다쳐서 조치를 못 했더라도 멈추게 된 원인이 자기 과실로 낸 앞선 사고라면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손해배상을 다룬 민사 판결이지만, 정차 경위와 안전조치 여부는 형사사건에서도 멈춘 차 운전자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따지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2차 사고로 뒤차 탑승자가 다치면 멈춘 차의 운전자도 업무상과실치상 피의자로 조사받을 수 있습니다.

뒤따르던 차의 운전자는 어떻게 판단되나

뒤차 운전자는 “앞에 차가 서 있을 줄 몰랐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도2605 판결은 야간에 고속도로를 운전하는 사람은 노면과 가시거리에 따라 정해진 제한속도보다 낮은 속도로 감속·서행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고, 앞선 사고로 멈춰 있던 승용차와 그 옆에 서 있던 사람을 들이받은 운전자에게 감속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다만 모든 2차 사고에서 뒤차 과실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굽은 길이나 터널 출구처럼 멈춘 차를 늦게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였는지, 표지와 비상등이 있었는지, 멈춘 차를 발견할 수 있었던 거리와 시간이 얼마였는지에 따라 피할 수 있었는지가 달라집니다.

실제로 다투는 지점

형사처벌 여부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틀에서 갈립니다. 고속도로 정차 금지 위반은 같은 법 제3조 제2항 단서의 12개 예외에 들어가지 않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원칙적으로 공소가 제기되지 않습니다. 반면 뒤차가 제한속도를 시속 20킬로미터 넘게 달렸다면 그 자체로 예외 사유가 되고, 사망이나 중한 상해가 생기면 보험 가입과 관계없이 처벌 대상입니다.

정리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췄다면 갓길이나 고속도로 밖으로 옮기고, 표지를 세우고, 사람은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것이 법이 요구하는 순서입니다. 이 조치가 있었는지가 2차 사고에서 책임을 나누는 기준이 됩니다. 뒤차 운전자 쪽에서는 멈춘 차를 언제, 어떤 조건에서 볼 수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어느 쪽이든 사고 직후 영상과 현장 사진을 확보해 두고, 진술 전에 정차와 추돌의 시간 순서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속도로 2차 사고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법무법인 태신 윤앤리에서 사고 경위와 쟁점을 함께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