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퀴 고무만 스친 진로변경 사고, 뺑소니로 송치됐지만 검사 단계에서 혐의없음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교차로에서 다른 차를 피하다 상대 차량 뒷부분을 스친 운전자가 한 달 뒤 도주치상으로 고소됐습니다. 경찰은 송치했지만, 사고를 몰랐다는 정황이 하나씩 확인되며 검사는 혐의없음으로 판단했습니다.
사고를 알지 못하고 지나쳤는데 뺑소니로 기소되면, 법정에서 ‘몰랐다’는 말을 믿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차로를 바꾸다 승용차와 부딪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트럭 기사가 국민참여재판을 선택해, 배심원 만장일치 무죄 평결을 받은 사례입니다. 인식하지 못한 접촉사고로 재판을 받는 운전자에게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트럭 운전 일을 하던 의뢰인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차로를 바꾸던 중,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승용차의 왼쪽 앞부분과 부딪쳤습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탄 사람들이 약 2주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고 차량도 파손되었습니다.
검사는 의뢰인이 차를 세우고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진행했다며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차량) 등으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의뢰인은 사고가 난 사실 자체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상해 후 도주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고, 유죄가 되면 면허도 취소됩니다. 도주가 되려면 사람이 다쳤다는 사실을 알고 떠났어야 하지만, 법원은 사고 가능성을 어렴풋이라도 인식했다면 고의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변 상황상 사고를 알 수 있었다고 보이면 유죄로 판단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판사나 검사의 시각에서는 무죄를 받기 어려운 유형이었습니다. 법률가의 논리보다 일반 시민의 경험과 상식에 호소할 수 있는 절차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변호인은 대형 트럭 운전자가 가벼운 접촉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은 법률 전문가보다 운전 경험이 있는 일반인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시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습니다.
의뢰인이 사고를 알았다면 달아날 이유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배심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피해도 크지 않았으며,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 가는 처지에서 도주는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았습니다.
사고 당일 의뢰인의 행동이 뺑소니를 저지른 사람의 행동으로는 볼 수 없다는 여러 정황을 제시하며, 어렴풋한 인식조차 인정할 수 없다고 변론했습니다.
배심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고, 재판부도 이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보통 유죄로 판단되기 쉬운 유형의 사건에서 의뢰인은 혐의를 벗고 생계 수단인 면허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재판 절차의 선택과 정황 증거에 따라 결과는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죄(국민참여재판 배심원 만장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