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퀴 고무만 스친 진로변경 사고, 뺑소니로 송치됐지만 검사 단계에서 혐의없음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교차로에서 다른 차를 피하다 상대 차량 뒷부분을 스친 운전자가 한 달 뒤 도주치상으로 고소됐습니다. 경찰은 송치했지만, 사고를 몰랐다는 정황이 하나씩 확인되며 검사는 혐의없음으로 판단했습니다.
비 오는 날 차선을 여러 번 바꾸다 앞차를 스쳤는데 정작 본인은 몰랐다면, 그 운전자는 뺑소니범일까요. 이 사건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20대 운전자가 도주치상으로 입건됐다가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받은 사례입니다. 과실은 인정하면서 ‘알고 떠났는지’만 따로 다툰 방식이 핵심이었습니다. 피해 회복을 함께 진행해 수사기관이 사건 전체를 균형 있게 볼 수 있도록 한 점도 결과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노면이 젖은 오전, 의뢰인은 여러 차로가 있는 도로에서 바깥 차로에서 안쪽 차로로 연달아 진로를 바꾸다 앞서가던 차량의 뒷범퍼를 자신의 차 앞부분으로 스쳤습니다. 의뢰인은 이를 알아채지 못한 채 지나갔고, 상대 운전자의 신고로 입건됐습니다.
혐의는 세 가지였습니다. 상대 운전자를 다치게 하고 구호 없이 떠났다는 도주치상, 적지 않은 수리비가 드는 물적 피해를 남기고 떠났다는 사고후미조치, 그리고 같은 과실로 차량을 부순 도로교통법위반입니다. 피해자는 의뢰인 차가 잠시 멈췄다 출발했으니 사고를 알았던 것이라며 진단서와 수리 견적서를 냈습니다.
도주치상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고, 면허 취소와 긴 결격기간도 뒤따릅니다. 차량을 다루는 일을 막 시작한 의뢰인에게 면허는 생업의 조건이었습니다. 접촉과 이탈은 다툴 수 없었기에, 결국 의뢰인이 접촉을 인식했는지가 승부처였습니다. 정말 몰랐던 운전자와 알고도 떠난 운전자는 ‘현장을 벗어났다’는 결과만 보면 구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접촉의 형태, 차량 크기, 날씨와 도로 사정, 사고 직후의 운행 모습 같은 구체적 정황을 하나하나 맞춰 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변호인은 현장 CCTV로 접촉 모양을 짚었습니다. 운전석에서 가장 먼 조수석 쪽 앞모서리가 상대 차 뒤쪽을 비스듬히 스쳤고, 신호 대기로 차들이 늘어서 속도를 낼 수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 차량이 상대 차보다 훨씬 무거운 대형 차량이어서 같은 접촉이라도 운전석에 전해지는 충격이 작았다는 점도 설명했습니다.
영상에서 의뢰인은 사고 직후 주변 차보다 느리게 달렸고, 잠시 뒤 유턴해 사고 지점을 다시 지나갔습니다. 달아나려는 사람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입니다. 상대 운전자도 한참 뒤에야 차에서 내렸다는 점을 들어 양쪽 모두 충격을 가볍게 느꼈다는 점을 보탰습니다. 가족이 차량 관련 일을 하고 있어, 알았다면 오히려 도움을 받아 쉽게 수습할 수 있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변호인은 부주의로 사고를 냈고 사후 대처가 부족했다는 점은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의뢰인은 사고를 안 직후 피해자에게 연락해 사과했고, 치료비와 수리비를 포함한 합의금을 지급해 처벌불원 의사를 받았습니다. 합의서·처벌불원서·이체 내역과 함께 반성문, 운전경력증명서, 주변인 탄원서도 제출했습니다.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요구를 이행한 뒤 도주치상과 사고후미조치는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으로, 재물손괴 부분은 공소권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습니다. 영상에서 제동이나 가속처럼 사고를 인식했다고 볼 장면이 없고, 무리한 차선변경 중 모른 채 지나간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가 띄엄띄엄 진료받은 경과에 비추어 일상에 지장을 줄 상해로 보기 어렵고, 파손도 페인트가 일부 벗겨진 정도라는 점이 근거였습니다.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로 피해가 이미 회복됐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습니다. 의뢰인은 면허와 막 시작한 일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접촉 형태와 영상이 사건마다 다르기 때문에 같은 결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주십시오.
불송치(혐의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