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을 거부하면 수치가 없으니 가볍게 끝나나요?
자주 받는 질문을 일반화해 정리한 글입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음주측정 거부(법률상 표현은 ‘측정불응’)는 그 자체로 따로 처벌되는 범죄이고, 법정형이 1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 벌금이라서 혈중알코올농도 0.03~0.08% 구간의 음주운전보다 무겁습니다. 다만 성립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므로,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따라 다툴 여지가 남습니다.
거부만으로 처벌과 면허 취소가 따라옵니다
도로교통법은 술에 취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경찰의 호흡측정에 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과 별도로 운전면허가 취소됩니다. 사람이 다친 사고였다면 측정불응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의 특례에서 빠지는 사유라서, 종합보험에 가입했거나 합의를 했더라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 생계를 이유로 면허 처분을 줄여 달라는 이의신청에서도 측정불응은 감경 제외 사유입니다. 10년 안에 음주운전·측정불응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전력이 있으면 1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더 무거워집니다.
다툴 수 있는 지점
- 측정을 요구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대법원은 음주감지기 반응만으로는 부족하고, 측정 요구 당시 운전자의 외관·태도·운전 행태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632 판결).
- 거부 의사가 객관적으로 분명했는지: 잠시 머뭇거린 것만으로 곧바로 측정불응이 되지는 않으며, 요구 방식과 횟수, 거부한 이유와 시간 등을 함께 봅니다(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3도8481 판결).
- 처음부터 채혈을 원했는지: 몸 상태 때문에 호흡측정이 어렵거나 처음부터 호흡측정을 믿지 못해 혈액 측정을 요구했다면, 호흡측정에 응하지 않은 것을 측정불응으로 볼 수 없다는 판례가 있습니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도4220 판결). 반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한 사람에게 경찰이 채혈 방법을 먼저 알려 줄 의무는 없다고 했습니다.
조사 전에 해 둘 일
현장 기억은 금방 흐려집니다. 단속 시각, 측정을 몇 번 요구받았는지,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 채혈 이야기를 했는지를 바로 적어 두고 블랙박스나 녹음이 있으면 보관하십시오. 단속 경찰관의 보고서와 영상이 수사기록의 중심이 되므로, 내 기억과 어디가 다른지 변호인과 함께 짚어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같은 ‘거부’라도 경위가 다르면 결론이 바뀔 수 있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
- 측정 요구 횟수와 간격, 그때 내가 한 말
- 감지기 반응 외에 경찰이 적은 정황(말투, 걸음 등)
- 채혈을 요구했는지, 했다면 언제였는지
- 최근 10년 안의 음주·측정불응 전력과 그 확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