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측정 수치가 억울하면 채혈을 다시 요구할 수 있나요?
자주 받는 질문을 일반화해 정리한 글입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요구할 수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은 호흡측정 결과에 불복하는 운전자에 대해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의 방법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요구할 수 있는 시간이 사실상 정해져 있어서, 결과를 확인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제까지 말해야 하나
대법원은 채혈 요구가 경찰이 호흡측정 결과를 보여 주고 확인을 구한 때와 ‘상당히 가까운 시점’에 한정되고, 그때부터 30분이 지나기 전까지를 일단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도7121 판결). 정당한 이유 없이 확인을 미루다 한참 뒤에야 채혈을 요구하면 경찰이 응하지 않았더라도 호흡측정 결과만으로 음주운전이 증명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호흡측정기를 믿지 못하겠다면, 측정을 아예 거부하지 말고 그 자리에서 혈액 측정을 원한다고 분명히 말하십시오. 특별한 이유 없이 호흡측정만 거부하면 측정불응죄가 문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채혈을 요구했는데 경찰이 응하지 않았다면 그 경위 자체가 다툼 대상이 되므로, 요구한 시각과 경찰관의 답변을 기록해 두십시오.
채혈이 늘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채혈은 호흡측정보다 늦게 이뤄집니다. 술을 마신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그 사이 혈중알코올농도가 오히려 올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운전자가 이의를 하지 않았더라도 운전자의 상태나 사고 규모 등에 비추어 호흡측정이 잘못됐다고 볼 사정이 있으면 동의를 받아 채혈한 결과를 증거로 쓸 수 있다는 판례도 있습니다. 두 결과가 다를 때는 측정 시각과 경위를 따져 어느 쪽을 믿을지 판단하게 되므로,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시각과 양을 먼저 정리한 뒤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시간이 지났다면
채혈 기회를 놓쳤어도 다툼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 음주 직후에 측정했는지, 입안에 남은 알코올의 영향을 배제했는지, 측정 시각과 운전 시각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여전히 따져 볼 수 있습니다. 운전을 마친 시각과 측정 시각 사이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오르는 중이었는지도 따져 볼 대목입니다. 같은 수치라도 측정 경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니, 결과지만 보고 단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확인할 것
- 호흡측정 결과지 사본과 측정 시각
- 채혈을 요구했는지, 했다면 결과 확인 후 몇 분 뒤였는지
- 마지막 음주 시각·장소를 보여 줄 영수증이나 카드 내역
- 운전 시각을 보여 줄 블랙박스·주차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