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보험 특례 밖의 사고: 책임보험만 들었거나 무보험·보험 운전자 범위 밖일 때
“보험 처리하면 형사처벌은 없다”는 말은 종합보험 특례가 적용되는 사고에만 맞는 말입니다. 책임보험만 들어 둔 차, 보험이 만료된 차, 친구나 가족 차를 운전자 범위 밖에서 몬 경우처럼 특례 밖에서 사고가 나면, 가벼운 치상 사고도 형사사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가 특례 밖인지, 그때 형사절차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합니다.
종합보험 특례가 요구하는 것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는 사고를 낸 차가 보험업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된 경우 업무상과실치상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보험은 최종적으로 손해배상금 전액을 보상하는 보험이어야 하고, 가입 사실은 보험사 등이 서면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보상 한도가 정해진 보험으로는 이 요건을 채울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1도6273 판결).
또한 보험계약이 무효·해지되었거나 계약상 면책 규정 때문에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어진 경우에는 가입돼 있더라도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책임보험만 든 경우
책임보험(대인배상Ⅰ)은 법으로 가입이 강제되는 최소한의 보험으로, 정해진 한도 안에서만 보상합니다. 전액 보상이 아니므로 종합보험 특례 대상이 아닙니다. 그래서 12대 중과실이 아닌 가벼운 치상 사고라도 기소될 수 있고, 사건을 끝내려면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필요합니다. 한도를 넘는 배상은 운전자나 차 주인이 직접 부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보험이 아예 없는 경우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동차를 운행한 것 자체가 범죄입니다.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은 이를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여기에 사고로 사람이 다쳤다면 업무상과실치상이 더해집니다. 무보험 차량 사고의 피해자는 정부보장사업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데, 정부가 먼저 보상금을 지급한 뒤 가해자에게 그 돈을 청구하는 구조여서 운전자의 경제적 부담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보험 운전자 범위 밖이거나 가족이 다친 경우
운전자 범위·연령 특약 위반
손해보험협회의 상품설명서 표준안은 운전자 범위나 연령을 한정한 특약을 위반하면 대인배상Ⅰ은 보상하지만 다른 담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안내합니다. 결국 책임보험만 든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되어 특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운전자 본인의 자동차보험에 다른 차를 운전할 때의 사고를 보상하는 특약이 있다면 피해자 배상에는 도움이 되지만, 형사 특례 적용 여부는 따로 따져야 합니다. 차 주인의 허락을 받았는지와 별개로, 증권에 적힌 운전자 범위가 기준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가족 동승자가 다친 경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은 피보험자나 그 부모·배우자·자녀가 다친 경우를 대인배상Ⅱ에서 보상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도 보험 특례는 적용되지 않지만, 다친 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권없음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특례 밖 사고에서 형사절차가 움직이는 방식
- 12대 중과실이 아닌 치상 사고: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있으면 수사 단계에서 공소권없음, 재판 중이면 공소기각입니다. 합의가 사건의 중심이 됩니다.
- 12대 중과실·사망사고: 보험 유무와 관계없이 기소될 수 있고, 합의와 피해 회복은 형을 정하는 사정입니다. 다만 보험으로 배상이 되지 않는 만큼 피해 회복 정도가 양형에서 더 크게 비교됩니다.
- 합의가 어려울 때: 재판 단계에서는 형사공탁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특례 밖이라도 다툴 수 있는 것
보험 특례가 없다고 곧바로 처벌이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부상이 극히 경미해 치료 없이 저절로 낫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라면 형법상 상해가 아니고, 주관적 통증 호소에 기댄 진단서는 증명력이 신중히 판단됩니다. 충격 정도에 비해 부상 주장이 과하다면 차량 파손 상태와 영상으로 인과관계를 다툴 수 있고, 피해자의 과실이 큰 사고라면 내 과실 자체를 다툴 수도 있습니다.
정리
특례 밖 사고에서는 보험증권을 확인하는 일이 가장 먼저입니다. 대인배상Ⅱ 가입 여부와 운전자 범위, 면책 조항, 운전자보험의 형사합의금·변호사비 지원 조건을 확인한 뒤 합의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같은 무보험 사고라도 피해 정도와 합의 경과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초기 대응의 방향을 사건에 맞게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