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진신호에 좌회전하다 버스와 충돌, 낯선 신호체계 소명해 기소유예 받은 사례
기소유예
직진신호에 좌회전하다 맞은편 버스와 부딪쳐 승객이 다친 사고. 해외 생활 직후 신호체계를 착각한 사정을 자료로 소명하고 합의와 양형 의견서를 제출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황색 신호에 좌회전하던 중 중앙선을 넘어 추월해 온 뒤차와 부딪혔다면, 신호위반이라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모두 떠안아야 할까요. 이 사건은 수사 단계부터 인과관계를 다투고 재판에서 2주 진단의 진위까지 따져, 검사가 기소한 사건에서 무죄를 받은 사례입니다. 신호위반이 문제 된 사고에서 상대방 과실도 컸던 운전자에게 참고가 됩니다.
의뢰인은 교차로에서 황색 신호에 좌회전을 시도했습니다. 그때 뒤따르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의뢰인 차량을 추월하려 했고, 두 차량이 충돌했습니다. 후행 차량 운전자가 2주 상해 진단을 받으면서 의뢰인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으로 입건되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의뢰인 측은 사고의 원인이 의뢰인의 신호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했지만, 검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소했습니다. 의뢰인은 법정에서 다시 판단을 받아야 했습니다. 신호를 지키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만큼, 사고 전체의 책임이 의뢰인에게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신호위반은 이른바 12대 중과실에 해당해, 종합보험에 가입했거나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기소될 수 있습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러나 유죄가 되려면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대방의 부상이 형법상 상해에 해당해야 합니다. 신호위반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두 갈래였습니다. 중앙선을 넘어 추월한 후행 차량의 과실이 사고의 직접 원인이 아닌지, 그리고 상대방이 받은 2주 진단이 실제 상해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어느 한쪽만 인정되어도 유죄 판단은 흔들릴 수 있었습니다. 특히 2주 진단은 형식상 상해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만큼, 진단 경위와 치료 시점을 따로 살필 필요가 있었습니다.
변호인은 수사 단계부터 의뢰인의 신호위반과 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습니다. 검사가 받아들이지 않고 기소했지만, 재판에서도 같은 논리를 흔들림 없이 이어갔습니다. 단계마다 주장이 바뀌면 신빙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처음 세운 방향을 끝까지 유지한 것입니다.
수사기관이 제출한 증거기록과 피해자 진술, 진단서를 꼼꼼히 분석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면서, 사고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서야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을 짚었습니다. 사고 직후가 아니라 한참 뒤에 시작된 치료는 그 부상이 사고 때문인지 의문을 남기는 사정입니다. 증인신문은 서류에 적힌 진술을 법정에서 직접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피해자가 제출한 진단서에 대해 발급 기관에 사실조회(법원을 통해 기관에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절차)를 신청해, 상해가 실제로 있었는지에 관해 재판부가 의문을 갖도록 했습니다. 인과관계와 상해, 두 갈래의 쟁점을 각각의 자료로 뒷받침한 것입니다.
법원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의뢰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경찰과 검사가 유죄라고 판단해 재판에 넘긴 사건을 법정에서 뒤집은 결과입니다. 수사 단계와 법정의 판단이 갈린 지점은 결국 ‘무엇이 사고를 일으켰는가’, ‘실제로 다쳤는가’라는 두 질문이었습니다.
신호위반이라는 불리한 사정이 있었지만, 사고의 직접 원인과 상해의 실체를 따로 따져 묻는 변론이 받아들여졌습니다. 12대 중과실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처벌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사고의 원인과 상해 여부는 사건마다 다르게 판단되므로, 결과 역시 같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무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