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주 뒤 잠깐 운전하고 갓길에서 쉬다 단속, 1심 유죄에서 항소심 무죄·상고 기각 확정
술을 마신 직후 잠깐 운전했다가 곧 멈췄고, 한참 뒤 단속에 걸렸다면 그 측정 수치가 곧 운전 당시 수치일까요. 이 사건은 1심에서 음주운전 유죄를 받은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고, 검사의 상고까지 기각되어 무죄가 확정된 사례입니다. 세 번의 재판을 거치는 동안 결과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사고와 혐의
의뢰인은 친구와 저녁을 먹으며 반주로 소주 한 병쯤을 마셨고, 그 직후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갓길에 차를 세우고 쉬고 있었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음주 단속을 받았습니다. 의뢰인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으로 기소됐고, 1심은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직장 사정상 음주운전 처벌을 받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던 의뢰인은 항소했습니다.
이 사건의 쟁점
음주운전죄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의 상태로 ‘운전한’ 사실이 증명돼야 성립합니다. 단속 때 잰 수치가 곧바로 운전하던 순간의 수치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술을 마신 직후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오르는 구간이 있기 때문에, 운전을 마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측정했다면 운전 당시 수치가 기준에 이르렀는지가 따로 증명돼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의뢰인은 음주 직후 잠시 운전했다가 곧 멈췄고, 단속은 그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이 시간 간격을 정확히 입증하는 것이 항소심의 과제였고, 항소심 무죄 뒤에는 그 판단을 대법원에서 지켜 내는 것이 마지막 과제였습니다.
1심에서 유죄를 받으면 많은 분이 결과를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사실관계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재판이어서, 1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사정을 보강하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고심은 법률 문제만 보는 단계라 대응 방식이 완전히 다릅니다. 이 사건은 두 단계를 모두 거치며 각각에 맞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대응 과정
항소심: 시간의 흐름을 다시 짜기
항소심에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시간표를 다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법무법인 태신 윤앤리는 식사와 음주를 한 시각, 운전을 시작하고 멈춘 시각, 신고와 단속이 이뤄진 시각을 하나하나 따져 사건의 시간표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운전이 언제 끝났고 단속이 언제 이뤄졌는지, 그 사이의 시간 순서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항소심: 운전 종료와 단속 사이 간격의 입증
다음으로 운전을 마친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나 단속이 이뤄졌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했습니다. 그렇다면 단속 때의 수치만으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판례 법리와 함께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상고심: 검사 상고이유가 적법한지 따지기
항소심 무죄에 검사가 불복해 상고했습니다.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다시 심리하는 곳이 아니라, 원심 판결에 법률상 잘못이 있는지를 보는 법률심입니다. 변호인은 검사의 상고이유서를 분석해, 그 내용이 원심의 사실인정과 증거 판단에 대한 불만에 불과해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운전 종료와 단속 사이 시간 간격에 비추어 원심의 무죄 판단이 법리적으로 옳다는 점을 답변서로 정리해 대법원에 냈습니다.
결과
항소심 법원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1심 유죄 판결을 취소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어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고, 의뢰인의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직장 문제로 음주운전 유죄만은 피해야 했던 의뢰인은 1심 유죄를 딛고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면 확인할 것
- 음주를 끝낸 시각과 운전을 시작·종료한 시각을 뒷받침할 자료(결제 내역, 영상 등)가 있는지
- 운전을 멈춘 뒤 단속까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 1심에서 시간 순서가 충분히 다퉈졌는지, 항소심에서 보강할 부분이 무엇인지
- 항소심 무죄 뒤 검사가 상고하면 상고이유의 적법성부터 따져 봐야 한다는 점
음주와 운전, 측정 사이의 시간 관계는 사건마다 달라서 결론도 사건별로 갈릴 수 있습니다.
무죄 확정(항소심 무죄·상고 기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