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고속도로 사고 3시간 뒤 측정, 마지막 음주시각 증명 안 돼 항소심 음주운전 무죄
항소심 음주운전 무죄(사고후미조치 벌금 100만 원)
새벽 고속도로에서 앞차와 시설물을 들이받은 뒤 3시간 지나 음주 측정을 받은 운전자가 1심에서 위드마크 역추산으로 유죄를 받았습니다. 항소심은 최종 음주시각 증거가 부족하다며 음주운전 부분을 무죄로 바꿨습니다.
음주운전이 다섯 번째라면 대부분 구속과 실형을 먼저 떠올립니다. 이 사건도 실제로 기소 전에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그러나 의뢰인은 영장 심사에서 구속을 면했고, 재판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아 수감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 적발돼 구속을 걱정하는 분께 참고가 될 사례입니다.
의뢰인은 이미 같은 종류의 전과가 있는 상태에서 다섯 번째로 음주운전에 적발됐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0.226%였습니다. 운전을 시작하자마자 물적 피해만 있는 사고를 내 실제 운전 거리는 1m에 불과했지만, 단속 경찰관에게 폭언을 하는 등 적발 당시 태도도 좋지 않았습니다. 음주운전 재범을 더 무겁게 처벌하도록 강화된 개정 도로교통법이 적용되는 사건이었고, 검사는 기소 전 단계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2% 이상은 처음 적발돼도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는 구간이고, 재범이면 법정형이 더 올라갑니다. 수치, 횟수, 적발 경위가 모두 불리했기 때문에 ‘처벌을 줄여 달라’는 요청만으로는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음주운전을 무겁게 처벌하는 목적은 결국 다시 운전대를 잡지 않게 하는 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뢰인이 실제로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수사와 재판 전 과정에서 보여 줘야 했습니다. 운전 거리가 짧았다는 점은 참고 사정일 뿐, 그것만으로 결론이 바뀌지는 않는 사건이었습니다. 구속 여부를 가리는 영장 심사와 형을 정하는 재판, 두 관문을 모두 넘어야 했습니다. 특히 단속 경찰관에게 폭언을 한 사정은 반성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그 인상을 뒤집을 만큼 분명한 변화의 증거가 필요했습니다.
출발점은 의뢰인 자신이었습니다. 변호인은 의뢰인과 깊이 있는 면담을 한 뒤 사건을 맡았고, 그날부터 의뢰인에게 반성 일기를 쓰고 반성의 말을 영상으로 남기게 했습니다. 기록은 반년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음주운전 재범률이 얼마나 높은지, 처벌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를 의뢰인 스스로 이해하도록 했습니다. 몇 장의 반성문이 아니라, 시간이 쌓인 변화의 증거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구속영장 심사는 구속이 꼭 필요한지를 따지는 절차입니다. 영장 심사에서는 이렇게 쌓인 변화의 기록과 의뢰인의 사정을 근거로 구속이 꼭 필요한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그 결과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의뢰인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준비할 수 있었기에 이후의 변화 기록도 계속 이어 갈 수 있었습니다.
재판에서는 의뢰인의 배우자를 증인으로 불러 가족이 직접 본 변화를 진술하게 했습니다. 최후변론에서는 발표 자료 등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그동안의 기록과 변화를 재판부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말로만 하는 다짐이 아니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재판부를 설득하려 했습니다.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재판에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습니다. 보호관찰 3년, 준법운전강의 40시간, 사회봉사 480시간도 함께 부과됐습니다. 부담이 가볍지는 않지만, 구속과 실형이 예상되던 다섯 번째 음주운전 사건에서 의뢰인은 수감되지 않고 사회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전과의 내용과 사건 경위가 저마다 달라, 같은 준비를 해도 결과는 사건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구속영장 기각, 징역 2년·집행유예 4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