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 고속도로 사고 3시간 뒤 측정, 마지막 음주시각 증명 안 돼 항소심 음주운전 무죄
항소심 음주운전 무죄(사고후미조치 벌금 100만 원)
새벽 고속도로에서 앞차와 시설물을 들이받은 뒤 3시간 지나 음주 측정을 받은 운전자가 1심에서 위드마크 역추산으로 유죄를 받았습니다. 항소심은 최종 음주시각 증거가 부족하다며 음주운전 부분을 무죄로 바꿨습니다.
음주 상태에서 사고가 났고 상대방이 진단서를 냈다면, 대부분 위험운전치상을 피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위험운전치상은 ‘사람이 다쳤다’는 사실이 증명돼야 성립합니다. 이 사건은 음주운전은 인정하면서 상해 부분만 다퉈 위험운전치상 무죄를 받고, 음주운전만 벌금형으로 끝난 사례입니다.
의뢰인은 새벽에 혈중알코올농도 0.127% 상태로 운전하다 신호를 기다리던 중 잠이 들었습니다. 브레이크에서 발이 떨어지면서 차가 천천히 중앙선을 넘었고, 맞은편에서 급히 차로를 바꿔 멈춰 선 차량과 접촉했습니다. 검사는 음주운전과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으로 기소했습니다.
사고는 느린 속도의 접촉이었고, 사고 경위로 보아 사람이 다칠 만한 충격으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도 상대방은 진단서를 제출했고, 학생이던 의뢰인에게 협박에 가까운 방식으로 합의를 요구했습니다. 실제 부상보다 진단서가 앞선 것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었습니다.
위험운전치상은 술 때문에 정상적으로 운전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사람을 다치게 했을 때 성립하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단순 음주운전과는 처벌 수준이 다릅니다.
다만 이 죄가 되려면 형법상 ‘상해’가 실제로 있어야 하고, 그 상해가 이 사고 때문에 생겼다는 인과관계도 증명돼야 합니다. 극히 가벼워 치료 없이 저절로 낫고 일상에 지장이 없는 정도라면 형법상 상해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음주운전 사실이 분명한 만큼, 이 두 요건을 정면으로 다투는 것이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위험운전치상이 인정되면 음주운전과 별도로 무거운 죄가 하나 더 붙는 셈이어서, 같은 사고라도 결과는 징역형과 벌금형만큼 차이가 납니다. 반대로 상해가 인정되지 않으면 남는 것은 음주운전 하나입니다. 그래서 진단서 한 장이 사건 전체의 무게를 바꾸는 구조였습니다.
먼저 방향을 정했습니다. 변호인은 음주운전은 다투지 않기로 했습니다. 명백한 사실을 부인하면 나머지 주장까지 신뢰를 잃기 때문입니다. 대신 위험운전치상 부분에만 무죄를 주장하는 방향으로 변론을 설계했습니다.
블랙박스 영상을 검증해 충돌 당시 속도와 충격 정도를 다시 계산했고, 국가 감정기관의 감정을 통해 그 정도 충격에서 진단서에 적힌 상해가 생길 수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법정에서는 피해자를 증인으로 불러 진단을 받게 된 경위와 치료 내역 사이의 맞지 않는 부분을 짚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과관계를 다퉜습니다. 설령 피해자에게 어떤 증상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이 사고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도 함께 주장했습니다. 상해가 없다는 주장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겹쳐, 어느 한쪽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다른 쪽으로 결론을 지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영상과 감정 결과, 증인신문 내용이 서로 같은 방향을 가리키도록 맞춰 재판부에 제시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형법상 상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위험운전치상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 원이 선고됐습니다. 의뢰인은 징역형까지 정해진 위험운전치상의 무거운 처벌에서 벗어났고, 인정한 음주운전 부분도 벌금형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음주운전 자체를 인정하더라도 위험운전치상은 따로 다툴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사건입니다.
충격의 크기와 치료 경과는 사고마다 달라서, 상해 판단 역시 사건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험운전치상 무죄, 음주운전 벌금 500만 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