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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 & LEE · 변호사칼럼
교통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사건의 쟁점과 절차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법률 정보입니다.

보복운전과 난폭운전, 죄명·처벌·면허가 갈리는 기준

차선 변경 시비 끝에 브레이크를 몇 번 밟았을 뿐인데, 며칠 뒤 ‘특수협박’ 혐의로 조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교통법규 위반 정도로 생각했던 행동이 형법상 범죄로 다루어지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이 서로 다른 법 체계에 속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정리가 됩니다.

두 개념의 차이: 누구를 향했는가

난폭운전은 도로교통법이 정한 위반 행위입니다.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급제동, 무리한 진로변경 같은 행위를 연달아 하거나 반복해 도로 위의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나 위험을 주는 운전을 말합니다. 특정 상대를 겨냥하지 않아도 성립합니다. 반면 보복운전은 법률 용어가 아니라, 특정 상대에게 화가 나 자동차로 위협하거나 해를 가하는 행위를 부르는 말입니다. 이 경우 도로교통법이 아니라 형법의 특수협박, 특수폭행, 특수상해, 특수재물손괴 등이 적용됩니다. 자동차가 ‘위험한 물건’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죄명 앞에 ‘특수’가 붙습니다. 같은 급제동이라도 불특정 다수를 위험하게 한 것인지, 특정인을 겨냥한 것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달라지는 셈입니다.

법정형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특히 특수상해는 벌금형이 없어, 기소되면 징역형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보복 급제동으로 뒤차가 추돌해 상대가 다쳤다는 고소가 들어오면 이 죄명이 거론되므로,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벗거나 기소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면허 처분도 다르게 갈립니다

행정처분도 차이가 있습니다. 보복운전은 구속되면 면허 취소, 불구속 입건되면 100일 정지입니다. 난폭운전은 구속되면 취소, 불구속 입건되면 40일 정지입니다. 형사사건의 결론과 별도로 입건 단계에서 처분이 나올 수 있으므로, 운전이 생업인 분이라면 처음부터 이 부분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승부처는 ‘왜 브레이크를 밟았는가’

보복운전 사건의 핵심은 고의입니다. 상대를 위협하려고 일부러 속도를 줄였는지, 아니면 도로 상황 때문에 감속했는지가 다투어집니다. 이를 밝히는 자료는 대부분 영상입니다. 감속 직전 전방에 무엇이 있었는지, 진입하려던 출구나 휴게소가 있었는지, 상대 차량이 먼저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초 단위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런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휴게소 진입로 앞에서 속도를 줄인 화물차를 뒤차가 들이받고는 오히려 보복 급제동이라며 특수상해·특수재물손괴로 고소한 사건에서, 6채널 블랙박스를 초 단위로 재구성해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고 보험 처리의 길도 열렸습니다. 교차로를 지나며 뒤차가 길게 경적을 울린 직후 감속했다가 추돌당한 운전자가 특수상해 혐의를 받은 사건에서도, 상대방의 지시위반과 보험사 과실비율 심의 결과를 근거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뒤차 상향등에 놀라 브레이크를 여러 번 밟은 운전자가 특수협박으로 송치된 사건 역시, 당시 시야 상태를 자료로 뒷받침해 혐의없음으로 끝났습니다.

고소당한 쪽이 먼저 할 일

보복운전 고소는 대개 상대방의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접수됩니다. 상대 영상은 상대에게 유리한 각도와 구간만 담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내 차량의 전·후방 영상 원본을 덮어쓰기 전에 따로 보관하는 것이 첫 번째 일입니다. 그다음 사고 전후 몇 분간의 경로를 정리해, 감속이나 차로 변경에 도로 사정상 이유가 있었는지 설명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조사에서는 감정이 섞인 해명보다 시간 순서에 따른 사실 설명이 효과적입니다. “상대가 먼저 위협했다”는 주장만으로는 고의를 부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화가 나 있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위반 행위가 있었다면 그 역시 영상과 보험사 과실 판단 같은 객관적 자료로 제시하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영상상 의도적인 행동이 분명하다면, 혐의를 다투기보다 피해 회복과 반성 자료를 갖추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말다툼을 피해 출발했다가 사람이 차에 매달린 채 운행해 특수상해 혐의를 받은 운전자가 첫 조사부터 진술을 정리하고 합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정리

보복운전으로 고소되었다면 블랙박스 원본을 보존한 채 첫 조사 전에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