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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N & LEE · 변호사칼럼
교통사고를 보는,
법률의 시선.

사건의 쟁점과 절차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법률 정보입니다.

사망사고 형사절차, 수사부터 재판까지 단계별로 보기

가족이 사망사고를 냈다는 연락을 받은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구속되나요”와 “합의하면 끝나나요”입니다. 두 질문 모두 한 문장으로 답하기 어렵습니다. 사망사고의 형사절차는 여러 단계로 이어지고, 단계마다 결정되는 것과 준비해야 할 것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사고 직후부터 항소심까지의 흐름을 순서대로 따라가 봅니다.

먼저 알아 둘 전제: 합의와 보험으로 공소가 막히지 않습니다

사람이 다친 사고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공소가 제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특례들은 치상 사고를 위한 것이고, 피해자가 숨진 사고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의 대상이 되며, 유족과의 합의는 기소 여부와 형량을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으로 기능합니다.

1단계: 경찰 수사

2026년 10월 2일 형사절차가 개편되면서 교통사고 사건은 경찰이 수사를 책임지고, 송치되면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다. 사망사고에서 경찰은 블랙박스와 CCTV, 현장 흔적을 수집하고 필요하면 감정을 의뢰합니다. 운전자의 과실 정도, 피해자의 과실, 사고를 피할 수 있었는지가 이 단계에서 정리됩니다. 사망사고에서는 피해자가 진술할 수 없기 때문에 운전자의 진술과 영상이 사고 경위를 보여 주는 거의 유일한 자료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억이 흐릿한 부분을 추측으로 채우면 나중에 영상과 어긋나 신빙성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영상 자료를 확인한 뒤 조사에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2단계: 구속 여부

사망사고라고 모두 구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실이 무겁거나 유족과의 관계가 악화된 경우 구속영장이 청구되기도 합니다. 영장 심사에서는 도망이나 증거 인멸의 염려와 함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실제로 앞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사망사고를 낸 버스 기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건에서, 경찰을 통해 유족과 연락해 심사 전날 합의가 이루어졌고 영장이 기각되어 불구속 상태로 절차가 이어졌습니다.

3단계: 유족과의 합의, 형사조정

유족의 연락처는 대개 운전자 측이 직접 알 수 없어 수사기관을 통해 의사를 전달하게 됩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형사조정 절차를 통해 중립적인 조정위원 앞에서 합의를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야간에 넓은 도로의 1차로를 걷던 보행자가 숨진 사건에서는 과실 정도를 사고 경위로 정리하고 형사조정으로 유족과 합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운전자보험의 형사합의금 지원 여부도 이 단계에서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합의할 때는 금액뿐 아니라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족의 의사를 합의서에 담을지, 재판부나 수사기관에 낼 탄원서를 함께 받을지도 정해야 합니다. 사망사고에서 처벌불원은 공소를 막지는 못하지만,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사정입니다.

4단계: 합의가 어려울 때의 공탁

유족이 합의를 원하지 않거나 금액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공탁을 검토합니다. 공탁법 제5조의2의 형사공탁 특례에 따라 재판 중에는 피해자 측 인적사항을 몰라도 사건번호 등으로 공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은 처벌불원이 아니라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고 접근해야 합니다. 유족이 공탁금을 받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공탁 전에 합의를 위해 노력한 경과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5단계: 1심과 항소심

기소되면 재판에서 과실 유무와 정도, 피해 회복 정도, 운전자의 사정이 종합적으로 판단됩니다. 피해자 측 과실, 운전자의 전과와 생활 사정, 재발 방지 노력도 함께 고려됩니다. 1심 결과가 끝이 아닙니다. 항소심에서도 피해 회복의 노력은 계속 의미를 가집니다. 상가 주차장 진입로에서 보행자가 숨진 사고로 1심에서 금고 10월의 실형을 받은 사건에서, 검사도 항소한 상황이었지만 항소심 중 유족과 합의해 금고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었습니다. 신분이 걸린 경우도 고려해야 합니다. 공무원은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만으로도 당연퇴직 사유가 되므로, 사망사고를 낸 교육공무원이 합의와 양형 자료로 벌금 500만 원 약식명령을 받은 사례처럼 형의 종류 자체가 중요한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정리

사망사고는 첫 며칠의 대응이 이후 단계에 영향을 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