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속이 드러난 무단횡단 보행자 사망사고, 재판 중 감정으로 회피 불가능 밝혀 무죄
무죄
녹색 신호에 직진하다 적색 신호에 길을 건너던 보행자가 숨진 사고에서 과속까지 확인됐지만, 제한속도를 지켰어도 피할 수 없었다는 감정 결과로 인과관계를 끊어 무죄를 받은 사례입니다.
사망사고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영장실질심사까지 남은 시간은 길지 않습니다. 앞을 제대로 살피지 못해 사망사고를 낸 버스 기사 의뢰인은, 심사 전날 유족과 합의를 이뤄 구속영장이 기각되었고 불구속 상태로 절차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가족이 사망사고로 구속 위기에 놓인 경우 참고가 됩니다.
마을버스를 운전하던 의뢰인은 전방주시의무, 즉 앞을 잘 살펴야 할 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피해자가 숨졌습니다. 의뢰인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수사 단계에서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는 것은 수사기관이 사안을 그만큼 무겁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법무법인 태신은 이 수사 단계에서 사건을 맡았습니다. 버스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 온 의뢰인에게 구속은 곧 일을 잃는 것과 같았고, 의뢰인이 피해자 유족에게 직접 연락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 죄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며, 사망사고에서 유족과 합의하지 못하면 구속 수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속되면 의뢰인은 생업을 잃은 채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고, 이후 형을 정할 때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영장실질심사(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보고 구속 여부를 정하는 절차)까지 시간이 많지 않았고, 그 전에 유족과 합의하지 못하면 구속이 유력했습니다. 결국 짧은 시간 안에 유족과 닿을 길을 찾고 합의를 이루는 것이 이 사건의 승부처였습니다.
구속 여부는 주거와 직업이 일정한지,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가 있는지 등을 따져 정해집니다. 다만 사고 사실 자체가 분명한 이 사건에서는 유족과의 합의 여부가 판단의 무게중심이 될 가능성이 컸습니다.
의뢰인이 직접 다가가기 어려운 유족에게 무리하게 접촉을 시도하지 않고, 변호인이 경찰을 통해 연락을 취해 의뢰인의 사죄와 합의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정식 경로를 통해 사죄의 뜻부터 전하는 방식을 택한 것입니다.
합의를 서두르면서도 유족의 입장을 먼저 듣는 순서를 지키며 조건을 조율했고, 영장실질심사 전날 합의에 이르러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유족의 의사를 확보했습니다. 하루만 늦었어도 심사에 반영되기 어려웠을 시점이었습니다.
심사에서는 합의가 성립했다는 점과 함께, 의뢰인의 주거와 직업이 일정하고 도망하거나 증거를 없앨 염려가 없다는 점을 정리한 의견서를 내 구속 수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합의서와 처벌불원 의사가 심사 자료로 함께 제출되면서 의견서의 주장은 구체적인 근거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영장 담당 판사는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는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변호인 의견을 받아들여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의뢰인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속 상태에서 절차를 밟으면 생업과 생활이 한꺼번에 무너지기 쉬운데, 그 위험을 피한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결정적이었던 것은 시간이었습니다. 심사 하루 전이라는 짧은 기한 안에 합의가 성립했기 때문에, 유족의 의사가 구속 여부 판단에 반영될 수 있었습니다. 생업을 유지한 채 이후 절차에 대비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의뢰인에게는 큰 의미였습니다.
구속 여부는 사안의 무게와 합의 시점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정해지므로, 같은 결과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구속영장 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