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쓰러져 있던 사람을 못 보고 밟고 지나갔다면 처벌되나요?
자주 받는 질문을 일반화해 정리한 글입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와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도로에 누워 있거나 쓰러져 있는 사람은 운전자가 통상 예상하기 어려운 대상입니다. 그래서 당시 상황에서 발견하고 피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면 과실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속도를 줄이거나 앞을 제대로 봤다면 발견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면 처벌됩니다. 현장을 떠났다면 도주 문제가 함께 따라옵니다.
법원이 따져 보는 사정
- 발견할 수 있었는가: 시간대, 가로등, 피해자의 옷 색, 맞은편 차량 불빛 같은 시야 조건을 봅니다. 2021년 청주지방법원은 제한속도 시속 80km의 외곽 도로에서 새벽에 검은 옷을 입고 누워 있던 사람을 화물차가 역과한 사고에서, 주변 가로등이 고장 나 있었던 점 등을 들어 운전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피할 수 있었는가: 발견 가능 지점부터의 거리와 당시 속도로 반응·제동이 가능했는지를 계산합니다.
- 앞차를 따라가던 중이었는가: 대법원은 앞차에 가려 시야가 좁아지는 만큼 안전거리를 두고 전방을 살펴야 한다고 보고, 야간에 비가 왔더라도 내리막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바짝 따라가다 누워 있던 피해자를 역과한 운전자의 과실을 인정했습니다(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도5005 판결).
‘사람인 줄 몰랐다’와 도주
도주치사상은 사람이 다치거나 숨졌다는 사실을 알고 필요한 조치 없이 떠난 경우에 성립합니다. 충격을 느꼈는데도 확인하지 않고 지나갔다면 미필적으로 알았다고 판단될 수 있어, 당시 충격의 정도와 소리, 이후 행동이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또 이 죄는 사고 자체에 과실이 있는 운전자를 전제로 하므로,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이 밝혀지면 도주 혐의도 함께 벗을 수 있습니다. 앞서 다른 차가 이미 피해자를 친 상태였다면 사망 원인이 어느 충격인지도 따로 따져야 합니다. 같은 역과 사고라도 현장 조건에 따라 판단이 정반대로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
- 블랙박스 원본과 사고 지점 주변 CCTV 확보
- 사고 시각의 조명 상태와 현장 도로 구조 기록
- 당시 속도와 앞차와의 거리
- 앞선 사고나 다른 차량의 충격이 있었는지